학원판촉물 무엇으로 하면 좋을까?
학원판촉물 무엇으로 하면 좋을까?
Blog Article
얼굴에 퍼져있는 미소의 인자함과 오른뺨에 살짝 얹은 오른손의 은근함. 국보 반가사유상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어딘가 기분이 좋다. 감상도 좋지만 덕질의 끝은 소장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이제 반가사유상은 감상을 넘어 수집의 영역으로 넘어왔다. 앞서 미니어처 굿즈가 화제가 됐다면 다음 타자는 책이다. 최근 민음사에서 20년 만에 도서 ‘반가사유상’의 재출간을 결정해 책이 나오기 전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오는 4월 나오는 책은 사전 펀딩에서만 6200만 원에 달하는 후원 금액을 모았다.
출간에 앞서 목표 금액(100만 원)의 62배를 달성한 것도 놀랍지만, 책의 면면은 더하다. 2권으로 나눠 청동빛의 금동영기문보관사유상(옛 국보 지정번호 78호)과 금빛의 금동연화문보관사유상(83호)의 화보와 국영문 해설을 담은 책의 크기는 가로만 45㎝, 세로는 30㎝에 달한다. 민음사에서 기존에 펴내는 세계문학전집과 비교하면 3배나 되는 압도적인 크기다. 이 때문에 가격도 15만 원(총 2권)에 이르는 고가다.
출간까지 3년이 걸린 이번 프로젝트를 총괄한 박혜진 민음사 편집부장은 “책의 크기나 가격 모두 결정하기 쉽지 않았지만 이 책은 이 형태가 아니면 안 됐다”며 “실제로 박물관을 가도 제대로 볼 수 없는 그 그윽한 미소와 손과 발의 섬세함은 이 정도 크기로 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박 부장은 “상품으로서의 책, 가치 있는 소장품으로서의 책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는 것을 출간 종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며 “젊은 독자들의 감각과 맞닿아있는 근사한 굿즈 같은 책이 출판 산업에서 하나의 새로운 길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더해 유물 책에 대한 수요도 확인됐다. 지난 1월 학예연구사 등 박물관 구성원들이 유물에 대한 소중한 추억을 담아 보내던 뉴스레터 ‘아침 행복이 똑똑’을 책으로 묶어낸 ‘유물멍’(세종서적)은 벌써 5쇄를 돌파했다. 세종서적은 인기에 힘입어 속편인 ‘유물멍2’를 연내 출간할 예정이다.
재출간의 뒷이야기도 흥미롭다. 3년 전 부암동의 한 책방에서 박 부장은 2005년 판 ‘반가사유상’이 눈에 띄어 집어 들었는데 당시 그는 책이 민음사에서 출간됐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박 부장은 “반가사유상이 크게 프린팅된 책이 딱 진열돼 있길래 신기해서 살펴봤는데 출판사를 보니 민음사였다”며 “15년을 이곳에서 일했는데 이런 책은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었다. 알아보니 당시 출간된 책은 판매용보다는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한국이 주빈국으로 초대돼 출품용으로 급하게 만든 책이었다”고 read more 전했다. 그로부터 20년, ‘힙불교’ 열풍 속에 책은 새롭게 부활했다. 기존 사진을 활용했지만, 디자인은 처음부터 새롭게 다시 하고 한 권이었던 책은 두 권에 걸쳐 더 섬세하고 깊게 반가사유상을 담아냈다. 재출간이지만 사실상 새로운 책이 완성된 셈이다.
민음사의 이러한 과감한 시도의 배경에는 최근 이어지는 도감 책에 대한 수요도 한몫했다. 근래 서점가에서 덕질과 수집은 하나의 트렌드다. 예스24에 따르면 올해 사진과 함께 전문적인 내용을 담은 도감 도서는 1월엔 전년 동기 대비 60.6%, 2월에는 71.3% 판매가 급증했다. 과거 자연과 생태에 국한됐던 주제도 공간, 사람, 건축, 그림, 식음료 등으로 다채로워졌다. 출간 종수 또한 2023년에 110종, 지난해는 121종으로 매년 상승세다.